전희경 작가는 생명력이 넘치는 자연을 모티브로 추상적인 회화 공간을 탐구한다. 작가는 주로 유기적인 자연 요소에서 영감받은, 즉흥적이고 추상적 필치의 풍경적 세계를 제시하며 회화가 가진 감각적 호소력이 짙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조형언어를 구축해왔다. 특히 풍경을 중심으로 배경이 있는 구도가 등장하고 미끄러지듯 동적인 곡선의 상승 이미지가 자주 나타나는 등 작업은 더욱 확장된 시야와 관조적 태도로 다가선다.
특히 본 전시에 출품된 작품은 자연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묘사한 작품으로 물리적 현실이나 관념 같은 절대적인 것들의 미세한 틈과 균열에 존재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사이 공간, 장소에 주목하여 이를 계곡이나 폭포를 연상시키는 요소 혹은 빛과 바람, 기후같이 비가시적인 자연현상에서의 감각적 경험과 회화적 상상을 더하여 추상 언어로 풀어낸 작품이다. 직접 대자연의 ‘숲’ 속으로 들어가 나무와 이끼와 돌, 빛, 바람 등을 온전히 몸으로 체험하고 받아들이면서 요동치는 힘의 근원, 인간과 삶으로 사유를 확장하며 그러한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구현하고자 한다.